'여행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3.28 찬란한 잉카 문명을 향하여 #2 3
  2. 2008.03.18 찬란한 잉카 문명을 향하여 #1

찬란한 잉카 문명을 향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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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01 체 게바라 자서전을 읽다
0x02 Plan The Travel Route
0x03 Plan 1
0x04 Plan 2
0x05 배낭을 꾸리다
0x06 인천공항을 향하여
0x07 Vancouver and Tornto in Canada
0x08 드디어 페루 도착
0x09 세계의 배꼽 Cusco
0x10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
0x11 마추피추를 향하여
0x12 재회
0x13 기차타고 10시간
0x14 사고
0x15 또 다른 친구
0x16 리마
0x17 집으로



0x07 Vancouver and Tornto in Canada

2006.08.13 12:50 벤쿠버 도착

벤쿠버에 도착했다. 시차 덕분(?)에 오후 1시쯤 벤쿠버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과 벤쿠버는 시차가 17시간이라하니 대충 11시간을 비행기를 탄던가...

입국심사장이 가까워질수록 맥박수가 빨라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얼마만에 외국인과의 대화인가...-_-;
입국심사장에서 여러 줄이 있었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여자 심사원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심사원이 굳은 표정으로

"캐나다에는 왜 왔습니까?"
"페루에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캐나다를 거쳐서 가는 중입니다."
"......"

한참을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몇마디 더하고는 들여보내주었다.
드디어 마추피추에 한바 더 다가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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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까지 가기 위해서는 벤쿠버를 거쳐 토론토로 이동한 후 리마로 가야한다.
헌데 벤쿠버에서 토론토로 가는 비행기가 오늘(13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일(14일) 오전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벤쿠버에서 하루 묵어야 하는 상황이다.

헬프데스크로 가서 저렴한 숙소가 있는지 물어봤다.
물론 내일 아침 9시에 토론토행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8시까지 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를 물어봤다.
미리 알아왔던 다운타운쪽 숙소들은 비교적 저렴한 여행자 숙소로써 20~50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다운타운 숙소에서 공항까지 버스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비행기를 놓칠 위험해 처한 것이다.
안내원이 공항 근처에 셔틀을 운행하는 숙소를 소개해줬는데 100달러나 한단다.
예상했던 경비에 2~3배 가량 비싼 숙소이기에 잠시 생각을 했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내일 아침 안전하게 비행기에 오를 것인지
적은 돈을 지불하고 내일 아침 힘들게 공항까지 와서 비행기에 오를 것인지

결국 전자를 선택했고 안내원이 예약 접수를 해주었다.
근처 정류장에 기다리고 있으면 셔틀이 오니 그걸 타면 된단다.

잠깐 시간이 남아 내일 오전에 탈 비행기표를 티켓팅하기 위해 티켓팅할 곳을 찾았다.
공항이 큰데다가 1,2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사람이 많아서 금방 찾기 힘들었다.
겨우 겨우 찾긴 했는데 뭐가 이리 복잡한지..
자동티켓발급기 같은 기계가 보여 조심스레 다가서서 살펴보니
티켓번호만 있으면 될 듯해서 몇가지 메뉴를 선택했다.
기계가 날 싫어하는건지 이 녀석 당췌 티켓을 뱉어낼 생각을 안한다. -_-;;
답답함에 잠깐 고개를 들어 직원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곳을 보았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원래 그 직원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곳이 내가 티켓팅을 해야하는 곳이었다.)
한 아시아계 직원과 눈이 마주쳤고 나에게 손짓을 한다.
아...대충 영어 몇마디 하면 알아서 티켓주겠지..
여권을 달라 그래서 줬더니 친근한 언어가 들린다.

"한국분이시네요...^^"
"아...네...^^;"
"이건 내일 아침에 오셔서 티켓팅하셔야겠는데요..."
"네...감사합니다...꾸벅"
"내일도 제가 이 자리에 있으니 내일 뵐께요~"

한국을 벗어난지 이제 하루밖에 안됐는데도 한국말이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교포인것 같기도 하고 이민 온 것 같기도 한 그 한국인 덕분에
토론로 가는 티켓과 토론토에서 리마로 가는 티켓은 무리없이 내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기쁜 마음도 잠시...
시간을 보니 셔틀이 올 시간이 다 되었네..
숙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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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숙소는 뭐랄까...
우리가 티비에서 자주 보던 미국의 그런 모텔과 비슷한...뭐 호텔이나 Inn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신분들은 아실듯..
하지만 다른점이라면 숙소 외부 조경이 잘 조성되어 있고 참 편안한 느낌이었다는 것.
숙소 이름은 Accent Inn
어딘가 찾아보면 이 숙소에서 가져온 볼펜이 있을건데 찾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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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대충 풀고 현재 잔액을 살펴보았다.
뜻하지 않게 숙박비에 50달러 이상이 더 지출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금 생각을 해야만 했다.
그런 생각도 잠시...뭐 어떻게든 되겠지...;;

옷 갈아입고 벤쿠버 다운타운을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
프론트에서 다운타운 구경갈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면 되냐고 물었더니
다운타운까지 나가는 방법과 돌아오는 방법이 적혀있는 전단지를 하나 주었다.

셔틀을 타고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몇번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에 가서 구경하고
셔틀이 몇시까지 운행하는지 언제까지 맞춰서 오면 되는지 친절하게 적혀있던 전단지였다.

벤쿠버에서 하루 묵을 작정을 하고 오긴했는데 막상 벤쿠버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가 않았다.
아니 거의 없었다는 것이 맞을 듯..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아까 공항에서 가져온 지도 몇장..
일단 Granville Station으로 가서 그 근처를 걸어다니며 구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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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둘러보던 중 재미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한 연인을 붙잡고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는 거리의 악사(?)를 만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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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인들에게 연주하는 동안 내가 사진을 찍자 나에게 다가와 Japanese? 하고 묻더군.
순간 살짝 기분 나뻐질려다가 웃는 얼굴이라 그냥 I'm Korean!! 이라고 이야기했다.
나에게도 연주를 해주겠다고 한다.
연주가 끝나고 괜찮냐고 묻길래 "Great!!" 한방 때려줬다.
그런데 약간 말을 머무적거리면서 부탁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 부탁이라는게 근처에 조각 피자를 파는 곳이 있는데 돈이 없으니 하나만 사줄 수 있냐는 것이다.
연주도 잘 들었겠다 1달러도 안하는 조각 피자...하나 사주기로 했다.
덩달아 나도 하나 같이 사서 근처 건물 계단에 앉아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은 캐나다 사람이 아니고 이스라엘에서 왔다고 한다. (딱 보기에도 캐나다 사람 같아 보이진 않았소만...)
피자를 먹다말고 가족들이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적시는 것이다.
괜시리 뻘쭘해지는 순간...화제를 돌리고 잠깐 이야기하다 나는 자리를 일어섰다.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라 생각된다.
계속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점점 해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다운타운에 나올때 버스에서 내렸던 곳에서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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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07:00 기상

어젯밤에 숙소에 있는 컴퓨터로 인터넷을 써볼려고 시도했지만 포기..
역시 우리나라가 인터넷 속도가 빠르긴 빠르다.
대신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숙소 직원에게 대신 우편을 붙여줄 것을 요구하고 숙소를 빠져나와 셔틀에 몸을 실었다.

셔틀에 한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남자가 기타를 실기 시작했다.
음악하시는 분인가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공항에 도착..

어제 그 한국인에게 티켓팅을 완료했는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배낭을 짐칸에 실으면 토론토에서 밖으로 나와 배낭을 찾고 다시 들어와 리마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토론토에 도착이 오후 4시 30분이고 리마행 비행기는 5시 55분이다.
순간적으로 토론토 공항 지리도 모르는데 헤매다가 제 시간에 비행기를 못타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시간 25분이라는 여유가 있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

결국 배낭도 가지고 타기로 결정했는데 911테러의 여파로 치약을 비롯한 액체류는 전부 버려야만 했다.
게다가 아까웠던건 스위스 군용나이프 작은놈도 빼겼다는것...ㅜ.ㅜ
아버지가 월남에서 쓰셨던 진짜 군용칼까지 뺏길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걸리지 않아서그대로 배낭에 넣어서 탈 수 있었다.
시간이 살짝쿵 남아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서 먹고 토론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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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공항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리마행 비행기를 탈 게이트로 이동했고 늦지 않게 탈 수 있었다.
7시간 후면 그리도 원했던 페루에 발을 내딛을 수 있다.

마추피추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잉카를 내 가슴에 안을 준비는 되었다.


0x08 드디어 페루 도착

2006.08.15 00:55 리마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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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페루땅을 밟았다.
찬란했던 잉카 문명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다.
무릎을 꿇고 망코 카팍에게 기도를 했고 잉카의 땅에 입을 맞추면서 나의 페루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별다른건 없었다.
배낭여행을 왔다하니 그냥 들여 보내준다.
환전소에서 달러를 페루 화폐인 '솔'로 환전했다.
일단 공항 내에 보이는 작은 까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허기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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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앉아서 여행수첩에 이것저것 적다가 쿠스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 위해 티켓 발급 창구로 갔다.
국내선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직원이 아직 발급전이고 1시간 뒤에 오라해서 벤치에 앉아 잠깐 쉬기로 했다.
쿠스코에 도착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했고
다음 까페 주인이 쿠스코에 살고 있으니 쿠스코에 오면 전화하라고 전화번호도 남겨놔서
쿠스코에 도착하면 바로 전화를 하고 조언을 구해야겠다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고 3시쯤 되어서 드디어 쿠스코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리미에서 쿠스코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5시 40분 비행기로 7시쯤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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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09 세계의 배꼽 Cusco

2006.08.15 07:00 쿠스코 도착

리마에서 쿠스코로 가는 도중엔 안데스 산맥 위를 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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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신지 좁디 좁은 자리에서 웅크려 주무시는 외국인 털보 빡빡이 아저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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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코 도착 후 한시간 정도 일정을 다시 확인한 후 다음 다음 까페 주인장인 꼴찌님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왠 페루 사람이 받더니 영어를 한마디도 못 알아 듣는 것이다.
물론 나도 스페인어를 거의 못하기 때문에 결국 꼴찌님에게 도움을 받는건 포기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지..몇가지 회화는 프린트해왔지만 과연 잘 할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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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 여러명의 관광 가이드들이 손짓을 했지만 모두 뿌리쳤다.
나의 여행 신조가 무너지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한 여행은 나에게 진정한 여행이 아니다!! 라는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져가고 있었고
결국 한 여행사 직원이 내가 원하던 일정과 비슷한 일정을 제시해 투어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 투어가 바로 "Sacred Valley of the INKAS" 일명 "성스러운 계곡 투어" 다.
몇가지 설명을 듣고...
둘 다 영어를 잘 못하니 훨씬 쉽더군...
발음도 둘 다 안좋고...-_-;;

투어 일정은 이렇다.

09:00 출발 18:00 복귀
쿠스코(Cusco) -> 친체로(Chinchero) -> 우르밤바(점심)(Urubamba)
 -> 올란따이탐보(Ollantaytambo) -> 피삭(Pisac) -> 쿠스코(Cu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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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직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가서 계약서 비슷한걸 쓰자고 해서 따라갔다.
사무실이라고는 하지만 무슨 다락방 같았다. 큰 배낭은 사무실에 놔두고 가도 괜찮다고 한다.
불안했지만 매번 가지고 다닐 수 없기에 사무실에 맡겨놓고 투어버스에 올랐다.
내가 마지막 투어 멤버였나보다. 몇몇 관광객이 타고 있었는데
미국인 한명, 남미인 두명(에콰도르였던가...), 일본인 가족 세명, 그리고 나 총 7명이다.
투어버스 밖으로 대성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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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투어 멤버여서인지 다들 아직은 서먹서먹하다..
투어 버스가 출발한다. 나의 몸과 함께... 나의 마음과 함께...
페루의 하늘은 참 맑았다. 고산지대여서인지 하늘과 가까워보인다.
손을 뻗으면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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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목적지인 친체로로 향하는 길에서 관광도시(?)다운 모습을 보았고
여행사들의 애국심때문인지 역시나 지나치지 않고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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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선 아이들이 라마와 함께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약간의 팁을 요구했고
난 라마와 아이들만 찍고 팁은 주지 않았다...(야박한 인간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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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10:00경 친체로

어느새 버스는 다시 친체로로 향하고 있었고 잠시 후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 친체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친체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평온한 느낌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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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중앙광장에 있는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는 민예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이드가 그 중 한집에 들어가 실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여러가지 염료를 사용해서 색실을 만들고 그 색실을 이용해 옷을 만든다.
마치 우리네 베틀과 비슷한 기구를 사용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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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나 비꾸냐 같은 동물들의 털을 깍아 실을 만드는 과정이다.
천연 표백제 같은걸로 털을 씻어낸 후 털을 실로 만들어 낸다.
뒷쪽 여인네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 실을 만드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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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만든 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색소를 첨가해서 색실을 만들기도 한다.
선인장에 빌붙어 사는 벌레를 으깨면 붉은 색의 즙(?) 같은게 나오는데 그걸 이용하는 것도 있다.(사진 좌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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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만들어낸 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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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을 이용해서 옷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네 베틀과 비슷한 모습이다.
오른쪽 아래는 같이 투어에 참가했던 남미 여인네. 시스템 엔지니어라고 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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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과정을 거쳐 이렇게 여러 종류의 옷들이 나온다.
여기서는 아니고 피삭 시장에서이지만 나도 알파카 털로 만든 옷을 하나 샀다.
여기선 페루인들이 자주 쓰는 털모자를 하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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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본 꼬마 숙녀 ^^
사진기를 들이대자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며 나를 수줍게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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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성당 옆으로 내려가자 성곽이 보인다. 그 규모가 대단해 셔터를 마구 눌렀는데 나중에 보니 더 큰 규모가 많았다.
가이드와 잠시 떨어져 여기저기 구경하다 투어버스가 있는 곳으로 왔는데 아직 아무도 안왔다.
아이들이 뛰어다닌다. 말 그대로 평화롭다.
한 꼬마 아이가 뛰어간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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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대부분 그런듯 한데 사진을 찍혀주면 무조건을 손을 내민다.
돈을 달라는 것이다. 처음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이런 내 야박한 생각때문에 몇 일 후 봉변을 당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망코 카팍에게 기도를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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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10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

2006.08.15 12:00 우르밤바에서 점심 식사

친체로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우르밤바로 이동했다.
페루에서 처음 먹는 전통음식이다.
식당에 들어가자 뷔페식으로 되어 있어 원하는 것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특이한게 상당히 많다. 배가 고파서 그냥 이것저석 집어 담았다.
맛은....음....머 그냥 그럭저럭 괜찮았다.

가장 먹기 힘들었던 것은 밥이다. -_-
여행전에 정보를 수집할 때 이미 알고 오긴 했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밥알이 마구 부서진다. 찰기가 하나도 없다. 게다가 맛도 좀 이상하다.

식사를 하며 투어멤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모두 스페인어로 쏼라~쏼라~
무슨 말인지 원...ㅜ.ㅜ
그나마 다행인건 마이클이라는 보스톤에서 온 미국인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도 간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마이클은 스페인어와 영어가 모두 되기 때문에 중간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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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 멤버 중 마이클과 나만 흡연자이다. 식사 후 담배를 피우며 간단히 인사를 했다.
나에게 숙소가 있냐고 물어왔고 아직 정해놓은 숙소가 없다고 하자 자신과 같은 숙소에서 묵자고 한다.
하룻밤에 15달러짜리 숙소인데 그럭저럭 괜찮단다.

마이클은 두달동안 남미여행을 하고 있단다. 이번달 말일(31일)에 집으로 돌아간단다.
페인팅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하는데 자신이 사장이고 이번 여행은 두달에 걸친 남미여행이라고 한다.
부럽기 그지 없다. 나도 두달 동안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쿠스코에서의 일정은 마이클 덕분에 편했던 듯 하다. 이번 여행을 첫번째 행운이다.


2006.08.15 14:00 올란따이탐보

우르밤바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했다.
다음은 올란따이탐보다. 올란따이탐보는 조만간 한번 더 와야할 곳이다.
마추피추로 가는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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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따이탐보는 천혜의 요새라 불리는 곳이다.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벽은 잉카 문명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위 사진의 지나가는 행인들이 바로 나의 투어 멤버들이다! ㅎㅎ
왼족에 머리만 살짝 보이는 사람부터 일본인여자애, 일본인아줌마, 남미남자, 남미여자, 가이드(파란모자)...여기까지...

특이한 것은 사진에 보이는 계단 하나가 성인 남자의 키보다 크다. 그리고 그 계단에는 작은 계단이 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잉카인의 original stair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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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는 계단을 별도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중간쯤 올라왔을때 가이드가 맞은편 산을 보면서 사람 얼굴 형상이 있다며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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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그리고 수염까지 사진을 찍을땐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얼굴이 맞다.
여러분들도 찾아보시길~ ^^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는데 못 알아듣겠다. -_-;;
역시 나의 영어에는 한계가 있는 것인가..
그래서 그냥 여기저기 사진이나 찍었다. 마이클 사진도 찍어주고
투어 멤버 중 남자 셋이서 어깨 동무하고 그림자 놀이도 하면서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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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나, 마이클, 남미친구

이곳 올란따이탐보는 올란타이 장군이 잉카의 딸과 사랑에 빠져 이곳에서 10년 동안 황제의 군대를 상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사로 잡혀 쿠스코로 끌려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당시 잉카였던 피차쿠텍이 죽고
공주의 오빠인 투팍 유팡키가 잉카의 자리에 있었는데 올란타이 장군의 진실된 사랑과
목숨을 걸고 동생을 지킨 마음을 헤아려 그를 사면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멋진 러브 스토리인가..
자...그러면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생각하며 올란따이탐보의 사진들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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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17:00 피삭 시장

올란따이탐보에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구경을 한 후 피삭으로 향했다.
마침 오늘은 재래시장이 열리는 날이란다. 일요일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시장이 열린다.
남미인 커플은 피곤하다고 차에 있겠다고 하고 나는 마이클과 동행하고 일본인 가족은 따로 시장 구경을 했다.

시장 광장에는 큰 나무가 하나 서 있었다. 아름답다기보다는 마치 괴기 영화에 나올법한 그런 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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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사려고 이것 저것 구경을 하고 있는데 마이클은 항상 얼마냐고 물어보고는 "Grasias~" 하고 그냥 가버린다.
흥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물건을 파는 상인들은 "Amigo~"를 외치며 얼마를 원하는지 물어오고 다시 흥정에 들어간다.
마이클은 내게 그들이 원하는 가격을 모두 지불하지 말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든 말이다.
우리가 시장에서 가격 흥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ㅎㅎ
마침 목걸이, 팔찌, 귀걸이 세트가 이쁜게 있어 사려고 하는데 마이클이 계속 흥정을 해서 30솔짜리를 23솔에 살 수 있었다.

마이클은 대단한 협상가다. 항상 가격만 물어보고 뒤돌아서면
상인들은 항상 amigo를 외치며 얼마를 원하는지 물어보거나 가격을 낮춰서 제시한다.
그렇게 오카리나와 비슷한 작은 악기 하나와 알파카 스웨터를 하나 샀다.
이 알파카 스웨터는 마이클에 내게 잘 어울린다며 자꾸 입어보라해서 가게 되었다.
가격도 35솔(11달러)니까 우리돈으로 만원 정도의 가격이라 괜찮다고 생각해서 사버렸다.
물론... 잘 어울인다는 말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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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렇게 계속 같이 구경을 했고 마이클인 망코 카팍의 얼굴 형상을 한 가면(?) 비슷한 물건을 보더니
맘에 든다며 내게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했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주변에 있던 꼬마들이
구름떼처럼 몰려 들어 자신들이 사진을 같이 찍어주겠단다.
마이클은 같이 찍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 꼬마들은 고집이 상당히 쎘다.
사진을 찍은 후 아이들은 같이 사진을 찍어주었으니 돈을 달라며 고사리 같은 손을 내민다.
마이클은 No라는 말만 하고 급히 빠져나왔고 난 잠깐동안 그 꼬마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보다가
결국 주머니에서 1솔짜리 동전 세개를 꺼내 세명의 꼬마들에게 1솔씩 손에 쥐어 주었다.
겪어보진 않았지만 마치 우리가 6.25 이후에 미군들에게 초코렛을 달라고 했다던
그 모습이 머리 속을 스쳐갔기에 난 내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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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보니 다시 모이기로 한 시간이 지나 투어버스가 있는 광장으로 나왔고
모두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나의 첫 페루 일정이 끝나가고 있었다.

광장에서 색이 예뻐 찍었던 테이블과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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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18:45 쿠스코 숙소

마이클과 같은 숙소를 잡고 우린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길을 가던 중 우연히 투어 멤버였던 남미 커플과 만나게 되었고 우린 같이 피자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주문을 했고 난 그곳에서 잉카 콜라를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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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코카콜라가 유명하긴 하지만 페루에선 코카콜라보다 잉카콜라가 더 유명하다한다.
그리고 페루인들은 잉카콜라를 더 즐겨 마신다고 한다.
실제로 가게에서는 잉카콜라를 안파는 곳이 없지만 코카콜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맛은 머 그럭저럭 괜찮았고 마치 어릴때 먹던 싸구려 탄산음료 같았다.

마이클과 남미 커플은 내일 새벽에 아구아스깔리엔테스로 바로 간다고 한다.
마추피추에 가기 위해선 아구아스깔리엔테스에서 출발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일 오전에 쿠스코 시내구경을 할 생각이고 오후에 올란따이탐보에서 기차를 타고 저녁때쯤
아구아스깔리엔테스로 갈 예정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마추피추에 오르는 것이다!!

나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마추피추에서 만나길 바란다고 마이클이 이야기한다.
참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어도 전혀 못하고 그렇다고 영어도 잘하지 못하는 내게 여러가지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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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 보이는 모자가 친체로에서 샀던 모자다. 생각보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듯...쿨럭...-_-;;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짐을 챙기고 잠자리에 누웠다.
내일은 아침 일찍 삭사이우아망에 오를 예정이다.
쿠스코가 한눈에 보이는 삭사이우아망을 말이다.



to be continued...


And

찬란한 잉카 문명을 향하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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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01 체 게바라 자서전을 읽다
0x02 Plan The Travel Route
0x03 Plan 1
0x04 Plan 2
0x05 배낭을 꾸리다
0x06 인천공항을 향하여

0x07 Vancouver and Tornto in Canada
0x08 드디어 페루 도착
0x09 세계의 배꼽 Cusco
0x10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
0x11 마추피추를 향하여
0x12 재회
0x13 기차타고 10시간
0x14 사고
0x15 또 다른 친구
0x16 리마
0x17 집으로


다큐멘터리마냥 4부작으로 작성할까 합니다...(어디서 본건 많아서...;;)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3부작에서 4부작으로 변경합니다. 분량이 생각보다 많네요...^^;)




0x01 체 게바라 자서전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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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
작년에 사놓고 제대로 읽지도 못했던 "체 게바라 자서전"을 다시 꺼냈다.
이런 저런 이유로 1/3 정도 밖에 읽지 못했고 다시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체가 대학시절 여행했던 남미대륙..
영화가 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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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생각했던거긴 하지만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때문에 더욱 더 그랬던
스페인 군대의 군화발에 짓밟혀 사라졌던 찬란한 잉카의 문명

자서전을 읽고 있던 순간 가슴 속에서 잠자고 있던 역마살이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
가자...
페루로...


0x02 Plan The Travel Route

항상 어떤 여행이든 내 스스로 계획을 세워 내가 원하는 곳을 돌아다니는 습관이 있다.
2000년에 했던 강원도 여행도 그랬고
2001년에 했던 일본 여행도 그랬고
2005년에 했던 남해안 일주 여행도 그랬고
2006년 여름에 갈 페루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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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페루 지도를 입수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이런것쯤은 쉽게 구할 수 있었다.

큰 루트를 정하자..
어느 도시를 거쳐서 다닐 것인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묵을 것이며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남미여행책자를 사고 인터넷을 뒤지며 어느 곳에 어떤한 것들이 있는지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페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지 한달이 지난 후 문제를 발견했다.
8월에 휴가를 잡아서 갈 생각이었는데 회사에서 주는 휴가는 1주일에 불과했다.
휴가 앞뒤로 토,일요일을 합한다해도 길어야 9일이다.
한국에서 페루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를 거쳐야 하는데 미국은 비자를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캐나다를 거쳐갈 계획을 세웠고
티켓팅을 하는 과정에서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결국은 생각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되었다.

한국에서 페루까지 비행기만 타고 가도 이틀이라는 시간을 잡아 먹는다.
그나마 시차때문에 갈 때는 이득을 보지만 올 때는 시간적 손해를 보는 것이었다.
비행기 타는 시간만 왕복으로 5일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었다.

9일 중에 5일을 비행기를 타라니..
게다가 페루는 땅덩어리가 넓어서 이동하는데 시간이 꽤나 소요되는 것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방법은 단 하나..
무급으로 일주일을 더 쉬겠다고 팀장에게 이야기했다.
자초지종을 듣더니 무급으로 하지 말고 특별 포상 휴가를 회사에 건의할테니 그냥 다녀오란다.
하지만 조건은 있기 마련..
2006년 4월부터 7월까지는 정말 쉴틈없이 일을 했고 그 결과 나의 페루여행은 2주의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0x03 Plan 1

2주라는 시간이 주어졌기에 일정을 잡는데 훨씬 수월했다.
하지만 페루를 모두 볼 수는 없었다.

첫번째 일정은 이렇다.

리마 -> 나스카 -> 아레키파 -> 푸노 -> 쿠스코 -> 마추피추 -> 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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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8:35 인천 출발
13일 12:50 벤쿠버 도착
14일 09:00 벤쿠버 출발
14일 16:30 토론토 도착
14일 17:55 토론토 출발
15일 00:50 리마 도착

15일 리마 -> 나스카 (버스,7H 소요)
       나스카 -> 아레키파 (버스,9H 소요) 1박
16일 아레키파
17일 02:00 이전에 아레키파 -> 푸노 (버스,5H 소요)
       08:30 티티카카 호수 투어 ~ 18일 16:30
18일 푸노 1박
19일 08:00 푸노 -> 쿠스코 (기차,10H) 좌석은 우측으로!!
       18:00 쿠스코 도착 1박, 쿠스코->리마행 비행기 예약(22일)
20일 쿠스코 -> 피삭 -> 칼카 -> 우르밤바 -> 올란따이탐보(버스) -> 아구아스깔리엔테스(기차)
21일 아구아스깔리엔테스 -> 마추피추 -> 아구아스깔리엔테스
22일 아구아스깔리엔테스 -> 올란따이탐보(기차) -> 우르밤바 -> 친체로 -> 쿠스코
       쿠스코 -> 리마 (비행기,1H)
       리마 1박
23일 리마

24일 02:25 리마 출발
24일 11:35 토론토 도착
25일 14:40 토론토 출발
26일 17:55 인천 도착

페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느낀건 리마는 별루...일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페루에 들어가려면 리마를 통해서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첫번째 코스가 되었다.
하지만 단지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들르는 곳일뿐..

페루를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일정을 잡았다.
물론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마추피추!!
마추피추를 보기 위해 이번 여행을 계획한 것이니 만큼 쿠스코와 마추피추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정을 잡았으니 좀 더 세부적인 정보를 수집할까 하던 도중
페루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Daum 까페를 발견했다.
현지에서의 정보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게시판을 보니 페루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고 있었다.

몇일이나 이 까페를 들낙날락 했을까..
청천벽력같은 일이 발생했다.

쿠스코에서 마추피추로 가려면 '아구아스까리엔테스'라는 마을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이 기차는 하루에 한번 운행을 하고 기찻길도 하나밖에 없다.
간혹 현지 농민들이 데모(?)를 해서 기찻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을 두달여 정도 앞둔 시점에서 우려하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아직 내가 여행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재발의 우려가 있다고 한다.

현지에 있는 까페 운영자가 현재 자신도 쿠스코에 있는데
몇일째 마추피추로 못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일정상 마추피추는 여행의 클라이막스에 위치시켜 두었고
만약 내가 갔을때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추피추를 보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할까 골머리만 썩으며 1주일이 지났다.

아쉽지만 한두군데 다른 곳을 포기하더라도 마추피추는 꼭! 봐야하겠기에...
결국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잡기 시작했다.


0x04 Plan 2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너무 큰 진통을 앓는 것 같다.
마추피추를 보러 갔을 때 시간이 지연될 우려가 있어 아예 리마에 도착 후 바로 쿠스코로 향하기로 했다.
쿠스코에서 마추피추를 거쳐가기 때문에 앞서 세웠던 일정과는 반대로 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이렇게 일정을 잡다보니 한군데를 빼야만 했다.
결국 최종 일정에서 나스카는 빠지게 되었다.

리마 -> 쿠스코 -> 마추피추 -> 푸노 -> 아레키파 -> 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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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8:35 인천 출발
13일 12:50 벤쿠버 도착
14일 09:00 벤쿠버 출발
14일 16:30 토론토 도착
14일 17:55 토론토 출발
15일 00:50 리마 도착

15일(화) 리마 -> 쿠스코 (Air, 1H 소요)
            쿠스코 -> 피삭 -> 칼카 -> 우르밤바 -> 올란따이탐보(버스) -> 아구아스까리엔테스(기차)
16일(수) 아구아스까리엔테스 -> 마추피추 -> 아구아스깔리엔테스
17일(목) 아구아스깔리엔테스 -> 올란따이탐보(기차) -> 우르밤바 -> 모라이 -> 친체로 -> 쿠스코
18일(금) 08:00 쿠스코 -> 18:00 푸노 (Train, 10H 소요, 좌석은 좌측)
19일(토) 05:00 기상 -> 티티카카호수
            14:30 - 17:30 사유스타니 유적 투어
            19:00 푸노 -> 아레키파 (Bus, 5H 소요)
20일(일) 아레키파 -> 치바이 
21일(월) 새벽 콜카계곡
22일(화) 오전 아레키파 -> 리마(Air, 1.5H 소요)
            오후 리마 도착
23일(수) 리마

24일 02:25 리마 출발
24일 11:35 토론토 도착
25일 14:40 토론토 출발
26일 17:55 인천 도착

일정을 새롭게 수립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 둘씩 사기 시작했다.
비행기값만으로 240만원 정도가 소요되었기에 되도록이면 돈을 아껴야만 했다.
그리고 현지에서 사용될 돈도 대략적으로 계산을 해서 환전을 했다.
환전은 친구가 다니는 은행 부점장님께서 직접 도와주셨는데
환전이 끝날때쯤 갑자기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랜다.
작년까지는 회사 신용때문에 안되던게 회사가 등급이 많이 올라 만들어 줄 수 있단다.
처음엔 신용카드 필요없는데...하면서 그래도 까짓거 뭐 도와드리죠...하는 식으로 만들었다.
후에 이 신용카드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였는지 안만들었다면 큰일날뻔 했다.


0x05 배낭을 꾸리다

기존에 사용하던 배낭은 너무 낡은데다가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새 배낭도 구입해야 했고
고산지대인데다가 저녁때는 꽤나 쌀쌀해지기 때문에 땀 흡수 잘되고 따뜻한 양말도 몇켤레 더 구입했다.
여행을 하면 항상 하는 '여행일지 작성'을 위해 약간 두꺼운 새 여행용 수첩도 구매했다.
산에도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니
등산화보다는 트래킹화가 낫겠다 싶어 적당한 트래킹화도 하나~

짐을 싸기 위해 필요한 물건들 목록을 만드는데
빠진게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다시 생각해보고 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렸다.
자칫 필요한 물건을 빠트리게 되면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에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준비 물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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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는 다 끝났다.
이제 찬란한 잉카 문명을 내 품에 안고 내 가슴 속에 새기는 일만 남았다.


0x06 인천공항을 향하여

아침에 광주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마중나왔던 여자친구의 너무나 상반된 침울한 표정과 잘 다녀오라는 말이 선뜻 버스에 오르지 못하게 했지만
30대가 되기 전 꼭 보고 싶었던 마추피추를 본다는 생각에 두번 이상 생각하기 힘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와보는 인천공항이다.
해외여행은 두번째이지만 공항은 처음이다. 일본은 배로 갔기 때문에..

비행기표는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한 상태였다.
캐나다 항공(에어캐나다)을 예약했기 때문에 아시아나 부스를 찾아야 했다.
역시나 처음와 본 공항에서 헤매기 시작...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후에 겨우 캐나다행 비행기표를 내 손에 쥘 수 있었다.

벤쿠버로 가는 비행기는 오후 6시 35분에 출발이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많이 남아 공항을 둘러보기로 했다.
국제 공항은 처음인지라 여기저기 둘러봤지만 별 소득은 없었고 결국 바깥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담배만 피워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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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이럴땐 역시나 셀카 놀이나...-_-;;
혼자라서 그런지 기다리는 시간이 더 지루하고 더 길게만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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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번 여행에서 나의 기억을 남겨줄 두 녀석을 소개하겠습니다.
XA와 R3A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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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고 출국심사를 거쳐 드디어 벤쿠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때까지 내 인생에서 이렇게나 가슴이 뛴건 두번째일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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